CI파워·에너닷, 발전 중단 없는 ‘실시간 자동 제어기술’ 공동 개발
물리적 차단 한계 돌파한 소프트웨어 제어로 계통 안정↑ 운영 손실↓
출력 추종 97% 검증·플랫폼 연동 상용화...서비스 경쟁력 확대 신호탄
임성택 OCI파워 연구소장(왼쪽)과 장진욱 에너닷 연구소장(오른쪽)이 '역송전 제어' 솔루션의 실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태양광 역송전 문제를 ‘차단’이 아닌 ‘제어’로 해결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증됐다. 역송이 감지되면 설비를 멈추는 기존 출력차단 방식과 달리, 발전은 유지한 채 출력만 정밀하게 조절하는 방식이다. 계통 안정과 에너지 활용이라는 상충된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면서, 운영 손실과 비효율을 구조적으로 줄여 자가소비형 태양광의 실질적 확산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임성택 OCI파워 연구소장과 장진욱 에너닷 연구소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가소비형 태양광이 늘어나는 환경에서 역송전 문제를 물리적 차단으로만 대응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기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양사가 공동 개발한 역송전 제어 기술은 자가소비형 태양광 설비에서 역송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버터 출력을 실시간으로 자동 조정하는 예측 기반 솔루션이다.
공장과 건물의 실제 전력 소비량을 기준으로 태양광 출력이 이를 초과하지 않도록 제어하며, 역송 발생 이전 단계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대응한다. 발전을 멈추지 않고 최소 단위로 출력을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기술은 지난해 215kW급 국내 자가소비형 태양광 설비에서 실증을 마쳤다.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역송전 제어 솔루션이 실제 현장에 적용돼 가동된 첫 사례다. 실증 결과 소비 전력 대비 96~97% 수준까지 출력 추종이 가능했으며, 하루 기준 전체 전력 사용량의 29%를 태양광으로 대체하는 성과를 확인했다.
자가소비형 태양광은 계통으로 전력을 보내지 않는 것을 전제로 계약되기 때문에, 소비를 초과한 전력이 배전망으로 흘러들어가면 계약 위반과 패널티로 이어진다. 예상치 못한 역방향 전력 흐름은 보호계전기 오동작, 설비 손상, 최악의 경우 계통 불안정이나 정전 위험까지 키우기 때문이다. 특히 공장은 주중과 주말의 전력 소비 격차가 커, 휴일에는 소비가 급감한 상태에서 태양광 발전이 이어지며 역송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다.
문제는 이를 막는 기존 방식이 ‘차단’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역송이 감지되면 보호계전기 신호에 따라 차단기가 떨어지고, 설비는 즉시 정지한다. 계통 안전은 확보되지만 이후 복구는 전적으로 관리자의 몫이다. 주말이나 휴일에 발생한 물리적 차단(트립)을 즉시 인지하지 못하면 설비는 장기간 멈추고, 그만큼 발전 손실이 누적된다.
임성택 연구소장은 “기존 역송 방지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운영 방식의 한계”라며 “안전은 확보되지만, 이후 운영이 수동에 의존하면서 손실이 반복되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이번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자동 제어로 전환했다. 소비 전력과 발전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연산해 다수 인버터의 출력을 동시에 또는 개별적으로 조정한다.
장진욱 연구소장은 “발전기를 끄는 대신 소비 전력을 기준으로 출력이 따라가도록 만든 것이 핵심”이라며 “급격한 부하 변화에도 역송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측 제어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제어는 현장 단위에서 이뤄진다. 원격단말장치(RTU)가 1초 단위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제어 명령까지 수행하는 구조로, 통신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역송 방지 기능은 유지된다. 통신이 복구되면 제어 이력과 데이터는 플랫폼으로 자동 반영된다. 기존 기준에 따른 역전력 계전기와 차단기 역시 최종 안전장치로 그대로 유지된다.
특히 다수 인버터의 출력을 동시에 또는 개별 조정하는 알고리즘을 탑재해 범용성과 계통 조응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 같은 변화는 자가소비형 태양광의 시장 위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자가소비형 설비는 계통 밖에서 ‘소비 보조 수단’으로 인식돼 왔지만, 정밀 제어와 데이터 기반 운영이 가능해지면 에너지 관리 자산으로 성격이 바뀔 수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SMP·REC보다 높은 상황에서, 자가소비는 비용 절감 수단을 넘어 기업의 에너지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가용 태양광을 사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내부 보고와 투자 판단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제도 정비 시 자가소비형 설비도 남는 전력을 거래하는 ‘프로슈머’로 전환될 수 있고, VPP나 EMS 시장이 본격화의 제반 기술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 소장은 “자가소비형 태양광은 그간 ‘얼마를 아꼈는지’를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수단이 부족했다. 양사는 플랫폼을 통해 태양광이 전체 전력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 도입 전·후 비용 절감 효과, 시간대별 자가소비 성과를 시각화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향후 공동 판매 전략도 구체화했다. 인버터에 기본적인 제어 기능은 탑재하되, 플랫폼 연동을 통해 솔루션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OCI파워는 기자재 경쟁력을, 에너닷은 예측·플랫폼 역량을 각각 맡아 자가소비형 시장과 준중앙제도 대응까지 함께 노린다는 구상이다.
또 발전량을 시간대별로 분산 제어하면 계통 혼잡 완화와 재생에너지 연계 용량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임성택 연구소장은 “자가소비형 태양광은 더 이상 얼마나 설치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설치된 설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하느냐의 단계에 들어섰다”며 “소비에 맞춰 출력을 제어하는 방식이 자리 잡을 때 자가소비형 태양광이 비용 절감 수단을 넘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운영 모델로 정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원문 : 전기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