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범준 본부장 인터뷰, OCI Power는 어떻게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나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다. 숫자를 다루면서도 동시에 상대방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유범준 전략영업본부 본부장은 이런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손잡이 인재’라고 표현했다. 한 분야의 전문성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른 영역까지 폭넓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해외사업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OCI Power 전략영엉본부 유범준 본부장
유범준 본부장이 ‘양손잡이 인재’와 함께 강력히 강조한 또 다른 핵심은 바로 ‘사람의 성장’이다. 서로에게 배우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그는 OCI Power가 “좋은 사람들이 모이니 나도 성장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회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OCI Power의 구성원들은 실제 해외사업에서 어떤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만들어가고 있을까. 해외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앞으로의 사업 방향까지 유범준 전략영업본부 본부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어떤 과정을 거쳐서 해외 프로젝트가 진행되는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전체적으로 보면 기회 발굴, 사업 타당성 검토, 제안과 계약, EPC·설치·시운전, O&M의 총 5단계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해외프로젝트 진행 프로세스
해외 프로젝트가 진행된다고 하면 가장 먼저 현장에서 기회를 발굴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저희가 직접 발굴할 수도 있지만, OCI라는 브랜드 자산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지 바이어나 파트너를 통해 타깃 발전소와 ESS 프로젝트 기회를 소개받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두 번째는 기술적인 검토입니다. 국가별로 규격이나 환경적인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인버터나 ESS의 스펙을 검토합니다. 특히 EPC 사업을 수행한다면 투자 대비 수익을 분석하는 사업 타당성을 검토합니다.
세 번째는 가격, 납기, 보증, 현지 AS 조건 등을 제안하고 리스크를 검토한 뒤 프로젝트를 소유한 국가 기관이나 민간 사업자 등의 발주처와 계약을 체결하는 단계입니다.
계약이 체결되면 네 번째로 EPC 사업을 진행합니다. 엔지니어링 설계를 먼저 한 뒤, 그 설계를 기반으로 기자재를 구매하고 시공합니다. 이후 저희가 가지고 있는 제품을 수출하고 현장에 설치한 뒤 계통 연계와 시운전까지 담당합니다.
마지막은 O&M입니다. 발전소가 사업을 시작하면 제품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현지에서 고장이 났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유지보수를 진행합니다.
Q. 프로젝트를 직접 제안하기도 하나요?
A. 물론 저희가 제안도 합니다. 국내에서 국가 지원 사업이나 다른 시공 회사들이 해외 사업을 검토할 때 기회를 보게 됩니다. 저희는 EPC를 수행하면서 기자재를 납품, 유통하기도 하므로, 수주를 위해 설계나 시공 회사와 협력하거나 다른 EPC업체에 프로젝트를 맡길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어느 국가 어느 지역에 이런 기회가 있는데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고 서로 조건을 맞춘 뒤 상대는 설계를 하고 저희는 인버터, 모듈, ESS 등 여러 설비의 견적을 내어 납품함으로써 현장 매출을 확보합니다.
직접 EPC 사업을 하면 EPC 마진, 기자재 납품 마진, O&M 마진을 얻을 수 있어 수익이 크지만 리스크 요인도 많습니다. 반대로 단순 기자재 유통은 수익이 납품으로 끝나고 향후 AS만 수행하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습니다.
다만 전체 프로젝트의 비용을 100으로 봤을 때 인버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 수준이고, 나머지는 부지, 건설, 시공 비용과, PV모듈 등 타 기자재 등의 비중이 큽니다. 수익성과 사업성 측면을 고려해 보면 인버터 자체만 납품하지 않고 EPC 사업까지 함께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Q.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국가별로 집중하는 부분이 있나요?
A. 국가별로 규제 등이 다르기 때문에 시장별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합니다.
미국은 땅덩이가 넓어 대형 현장 중심이고 고용량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제품이 깔려 있어 가장 큰 매출이 발생합니다.
산업 트렌드 측면에서 보면 미국은 AI 데이터센터가 대거 증설되면서 텍사스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어마어마한 전력 수요 급증과 전기세 상승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 행정부 기조하에서도 이러한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는 계속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또한, 15~20년 전 설치된 과거 프로젝트들의 수명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기존 인버터를 철거하고 고효율 새 장비로 교체하는 리파워링(Repowering) 수요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은 2010년대부터 공급해 온 500kW급 중소형 인버터 납품 실적이 200대 이상으로 안정적인 사업 기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태양광 시장은 정교한 계통 연계 능력과 자가소비형 시스템에 맞는 고품질 솔루션을 요구하며, JET 인증을 비롯한 엄격한 현지 표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산악 지형이 많고 부지가 협소한 국토 특성을 고려해, OCI Power는 지붕형 태양광, 분산형 마이크로그리드, 노후 인버터 교체 시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현지 O&M 파트너사들과의 협업 체계를 기반으로 핵심 부품 및 인버터 판매를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 또한 국가별로 특성이 다소 다르나, 단순 부품 및 단품 판매를 넘어 최근 EPC 영역으로 사업 기회가 확대되는 흐름입니다. 당사 역시 관련 문의가 지속적으로 접수됨에 따라, 다각적인 사업적 기회를 모색하며 대응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Q.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 어떤 차별점이 있습니까?
A. 미국 시장 진출 시 인버터의 기술력은 기본 요건일 뿐, 기술력만으로 시장에 안착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미국 시장은 중국산 제품 및 비적격 원산지 품목의 진입을 사실상 차단하는 강력한 통상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지정 수입 적격국에서 제품을 완성하더라도 중국산 등 비적격국 부품이 포함될 경우 납품이 거부될 수 있어, 세밀한 원산지 관리와 규제 대응력이 요구됩니다. 여기에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현지 인증 절차는 물론, 강화된 계통 연계 표준과 높은 수준의 사이버 보안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진입이 가능합니다.
화웨이 같은 글로벌 톱티어 중국 경쟁사들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납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 시장에 아예 진입조차 못 하거나, 진입하더라도 미국 정부의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 등을 받지 못한다는 결정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이는 결국 프로젝트 전체 단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반면, 독일의 SMA 등 유럽 선도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OCI Power는 미국 현지 법인 및 계열 네트워크와의 밀접한 연계를 바탕으로, 그룹 차원의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확실한 차별점을 갖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OCI Power는 그룹사 간의 강력한 시너지를 바탕으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사업 개발 단계부터 태양광 PV 및 ESS 프로젝트 기자재 유통, 그리고 마지막 O&M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규제를 피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이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과거 직접 미국에 진출해 법인을 세우고 사업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직접 EPC 사업을 수행했던 경험은 리스크를 동반하지만, 우리가 직접 생산과 유통을 담당하는 기자재(인버터 등)를 안정적으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현재 성사시키고 싶거나, 앞으로 OCI Power에서 추진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그간 OCI Power는 인버터 생산 및 단순 현장 납품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해 왔습니다. 그러나 인버터 단품 판매 방식은 매출 성장의 상한선이 명확하고 다각적인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점이 존재했습니다. 더욱이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및 태양광 산업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단품 기자재 공급자 역할에 안주하는 것은 사업 확장성 및 수익구조 다변화 측면에서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국내를 중심으로 저희가 직접 사업 개발을 주도하고, 우수한 시공 회사와 협력해 OCI Power의 기자재를 납품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소규모 프로젝트부터 진행하며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매출과 사업 이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를 다져왔습니다.
이러한 국내에서 대규모 현장 납품과 EPC 사업에 대한 성공적인 사례를 토대로 이제는 해외시장에서도 이 비즈니스 모델을 본격적으로 수행해보고 싶습니다. 현재 해외사업에서는 여전히 기자재 납품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소규모 프로젝트부터 직접 EPC 사업을 수행하며 역량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단순 납품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개발부터 EPC, O&M까지 전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종합 신재생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작성: OCI 파워 기자단 문유선)